순이 아내에게 일러 말하였다. “아이가 어머니의 밥을 빼앗아 먹으니, 아이는 다시 얻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다시 얻기 어렵소.” 이에 아이를 업고 귀취산 북쪽 교외로 가서 묻고자 하여 땅을 팠는데 갑자기 매우 기이한 돌 종이 있거늘, 놀라고 괴이하게 여겨 시험삼아 종을 쳐보니 은은히 울리는 것이 사랑할만 했다.
물이나 뭍〈에 자라는〉 초목의 꽃에 사랑할 만한 것이 매우 많은데, 도연명은 국화를 사랑하였고, 주염계는 연꽃을 사랑하였고, 부유하고 귀하고 번화한 사람들은 대부분 모란을 사랑하는데, 연명은 숨어 지낸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국화로써 그를 은자에 비유하였고, 염계는 군자였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연꽃으로써 그를 군자에 비유하였고, 모란은 꽃 가운데 번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모란으로써 그를 번화하고 부귀한 사람에게 비유하였다.
다만 배우지 못한 사람은 마음이 가려지고, 지식과 견문이 어둡다. 그러므로 반드시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여 마땅히 행해야 하는 길을 밝혀야 하니, 그러한 뒤에 학문의 경지가 바름을 얻어서 실천이 중도를 얻을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학문이 일상생활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망령되이 〈학문은〉 높고 멀며 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에게 미루어 주고 스스로 포기함을 편안히 여기니, 어찌 슬퍼할 만하지 않은가?
자기의 〈사욕을〉 이기는 공부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절실하니, 이른바 ‘기(己)’라는 것은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천리에 부합(符合)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모름지기 ‘내 마음이 여색을 좋아하는가, 이익을 좋아하는가, 명예를 좋아하는가, 벼슬살이를 좋아하는가, 편안함을 좋아하는가, 주연의 즐거움을 좋아하는가, 귀한 보배를 좋아하는가’를 검속하고 살펴서, 무릇 여러 좋아하는 바가 만약 천리에 부합하지 않으면, 일절 통렬히 끊어서 싹과 줄기를 남겨두지 않은 뒤에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비로소 의리에 있게 되어서, 이길 만한 사욕이 없을 것이다.
다섯째, 독서에 대한 글: 배우는 사람은 항상 이 마음을 보존하여 사물이 나를 이기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반드시 이치를 궁구하여 선을 밝힌 뒤에, 마땅히 행해야 할 길이 분명하게 앞에 있어서 진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도에 들어가는 것은 이치를 궁구하는 것보다 먼저할 것이 없고, 이치를 궁구하는 것은 책을 읽는 것보다 먼저할 것이 없으니, 성현께서 마음을 쓰신 자취와 선과 악 가운데 본받을 만하고 경계할 만한 것이 모두 책에 있기 때문이다.
묘제(墓祭)와 기제(忌祭)를 세속에서는 〈자손들이〉 돌려가며 지내니 예(禮)가 아니다. 묘제는 비록 돌려가며 행하더라도, 모두 무덤가에서 제사 지내니 오히려 그것도 괜찮지만, 기제는 신주에 제사 지내지 않고 바로 지방에 제사 지내니, 이는 매우 미안한 일이다. 비록 돌려가며 지내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제사음식을 갖춰서 가묘에서 지내는 것이 그나마 괜찮다.
상례(喪禮)와 제례(祭禮)의 두 예는 가장 자식이 정성을 다할 곳이다. 이미 돌아가신 부모를 쫓아 봉양할 수 없으니, 만약 상례에서 자신의 예를 다하고, 제사에서 자신의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면, 세상이 끝나는 아픔을 맡길 만한 일이 없고, 쏟아낼 만한 때가 없으니, 자식의 마음에 마땅히 어떠하겠는가? 증자가 말하길, “부모의 상을 삼가고 먼 조상을 추모하면, 백성의 덕이 후한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니, 자식 된 자가 마땅히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요즘 세속에 대부분 예를 알지 못하여, 그 제를 행하는 의식이 집집마다 같지 않으니, 매우 웃을 만하다. 만약 한결같이 예로써 의식을 통일하지 않는다면, 끝내 문란하고 순서가 없어져서 오랑캐의 풍속으로 돌아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에 제례를 뽑아서 뒤에 덧붙이고, 또 그것을 그림을 그렸으니, 반드시 자세히 살펴서 따라 행하되, 그러나 만약 부형이 원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간곡하게 말하여 바른 예로 돌아가기를 기약해야 한다.
지금의 학자들은 겉으로는 비록 몸가짐을 조심하면서도 속으로는 독실한 자가 드물어서, 부부의 사이, 이부자리의 위에서 대부분 정욕(情慾)을 풀어놓아서 스스로 위엄(威嚴)을 잃는다. 그러므로 부부가 서로 허물없이 행동하지 않고 서로 공경할 수 있는 자가 매우 적으니, 이와 같이하면서 자신을 수양하고 집안을 바르게 하고자 하면, 또 어렵지 않겠는가? 모름지기 남편은 온화하면서 의(義)로써 제어하고, 아내는 유순하면서 바른 도리로써 받들어서, 부부의 사이에 예의와 공경을 잃지 않은 뒤에, 집안일이 다스려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예전처럼 서로 허물없이 지내면서 하루아침에 갑자기 서로 공경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형편상 행해지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아내와 서로 경계하여 반드시 옛 습관을 버리고, 점차 예(禮)에 들어가는 것이 옳다. 아내가 만약 나의 발언과 몸가짐이 한결같이 바른 도리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면, 반드시 점차 서로 믿어서 순종할 것이다.
군자는 도를 근심하고, 가난을 근심해서는 안 된다. 다만 집이 가난하여 의지하여 살 수 없으면, 비록 마땅히 가난을 구제할 방법을 생각해야 하지만, 또한 단지 굶주림과 추위를 면하면 될 뿐이지, 재물을 쌓아두고 풍족하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또 세상의 비루한 일을 가슴속에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옛날의 은자는 신발을 삼아서 먹고사는 자, 나무를 하거나 물고기를 잡아서 생활하는 자, 지팡이를 꽂아 두고 김을 매는 자가 있었지만, 이런 무리의 사람들은 부귀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런 것에서 편안할 수 있었다. 만약 이로움과 해로움을 따지고 풍족함과 가난함을 계산하는 생각이 있다면, 어찌 마음 수양의 해가 되지 않겠는가? 배우는 자는 모름지기 부귀를 가볍게 여기고 빈천을 지킬 것을 마음으로 삼아야 한다.
무릇 절하고 읍하는 예는 미리 정할 수 없다. 대개 아버지의 벗은 마땅히 절해야 하고, 마을 안에 열다섯 살 이상 연장자는 마땅히 절해야 하고, 벼슬의 품계가 당상이고 나보다 열 살 이상 연장자는 마땅히 절해야 하고, 고을 사람 중에 이십 세 이상 연장자는 마땅히 절해야 하지만, 그 사이에 높이고 낮추는 자세한 것은 때에 따라서 적절하게 하는 데에 있고, 또 반드시 이 예에 구애될 것은 없다. 다만 항상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생각을 가슴속에 두는 것이 옳다. 《시경》에 이르길, “온순하고 공손한 사람이 덕의 기반이네.” 하였다.
만약 허물을 듣고서 스스로 변명하여, 시끄럽게 내버려두지 않고, 굳이 허물이 없는 곳에 자신을 두고자 한다면, 오히려 허물이 더욱 깊어져서, 비방을 얻는 것이 더 무거워질 것이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비방을 그치는 방법을 묻자, 문중자가 말하길, “스스로 닦는 것 못하다.” 하였다. 더 가르쳐주기를 청하자, 〈문중자가〉 말하길, “변명하지 말라.” 하였으니, 이 말이 배우는 사람의 본보기가 될만하다.
모수가 스스로 천거하다 : 진나라는 왕릉을 〈장수로 삼아서〉 한단을 공격하려 하였다. 무안군[소진(蘇秦)]이 말하길, “한단은 〈대비가〉 충실하니, 쉽게 공격할 수 없고, 또 제후의 구원이 날마다 이를 것이니, 〈우리〉 진나라 군대를 격파할 것이 분명합니다.”라고 하며, 병을 핑계 삼아 가지 않았다. 결국 왕흘로 왕릉을 대체하였다. 조나라 왕은 평원군에게 초나라에 구원을 청하게 하였다. 평원군이 약속하길, ‘자기 문하의 식객으로 문무를 겸비한 자 이십 인(생략)과 함께 가기로 한 것’이었는데, 열아홉 사람을 뽑았으나 나머지 뽑을 만한 자가 없었다.
이러한 까닭에 여자는 안방문의 안에서 하루를 마치고, 백 리를 가서 초상에 달려가지 않으며, 일을 멋대로 함이 없고 행실을 혼자 이룸이 없어 참여하여 알게 된 뒤에 행동하고 증험할 수 있게 된 뒤에 말하며, 낮에는 마당을 다니지 않고 밤에는 횃불을 사용하여 (마당을) 다니니, 부인의 덕을 바르게 하는 방법이다.
맹자가 성의 선함을 말하면서, 말마다 반드시 요와 순을 일컬었다. 그 말씀에 말하였다. “순은 천하에 법이 되어 후세에 전해질 수 있었는데 나는 아직도 향인이 됨을 면치 못하니, 이것은 근심할 만한 하다. (그것을) 근심한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순과 같이할 뿐이다.” 지나간 행적을 뽑고 지난 말씀을 실증하여, 이 편을 지어 읽는 자들에게 흥기하는 바가 있게 한다.
회남자가 말하였다. 주공이 문왕을 섬길 적에 행실은 마음대로 결정함이 없었으며, 일은 자기에게 말미암음이 없었으며, 몸은 옷을 이기지 못하는 듯이 하였으며, 말은 입에서 내지 못하는 듯이 하였다. 문왕에게 잡음이 받들어 있을 때 공경하고 공경하여 장차 이기지 못할 듯이 하였으며, (그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듯이 하였으니, 자식의 도리를 잘하였다고 이를 만하다.
주왕이 방탕하고 음탕한 짓을 하므로, 기자가 간언하였으나, 주왕이 듣지 않고 (그를) 가두었다. 어떤 사람이 혹 말하였다. “이로써 떠날 만 하다.” 기자가 말하였다. “사람의 신하가 되어 간언을 들어주지 않아 떠나면, 이는 임금의 악을 드러내고 스스로 백성들에게 기쁨을 받는 것이니, 나는 차마 할 수 없다.” 이에 머리를 풀어헤치고 거짓으로 미친 체하여 노예가 되었으며, 마침내 숨어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스스로 슬퍼하였다. 그러므로 (이를) 전하여 ‘기자조‘라 말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지위에 있으면 두려워할 만하고, 쓰이거나 버려짐에 사랑할 만하며, 나아가고 물러남에 법도가 될 만하며, 두루 돎에 법칙이 될 만하며, 용모와 거동이 볼 만하며, 일을 함에 법이 될 만하며, 덕행이 본받을 만하며, 말소리가 즐거울 만하며, 동작에 문채가 있으며, 언어에 법이 있어, 이로써 그 아랫사람에게 임한다. (이것을) 위의가 있다고 말한다.
절효 서 선생이 배우는 사람에게 훈계하여 말했다. “뭇 그대들이 군자가 되고자 하되 가령 자기의 힘을 수고롭게 하며 자기의 재물을 허비해야 한다면 이와 같아서 군자가 되지 않음은 그래도 괜찮지만, 자기의 힘을 수고롭게 하지 않으며 자기의 재물을 허비하지 않는데 뭇 그대들이 어찌 군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가?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천시하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것을) 미워하면, 이와 같아서 군자가 되지 않음은 그래도 괜찮지만,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것을) 바라고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영광으로 여기는데 뭇 그대들은 어찌 군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가?”
진나라 완적이 재주를 믿고 방탕하고 허탄하여 상에 있으면서 예가 없었다. 하증이 문제가 앉은 자리에서 완적을 대면하고서 질정하여 말하였다. “경은 풍속을 무너뜨리는 사람이니, (이런 짓을) 키우는 것은 옳지 않다.” 인하여 문제에게 아뢰어 말하였다. “공이 한창 효도로써 천하를 다스리는데 완적이 중한 슬픔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는 것을 허락하니, 마땅히 사방의 변경으로 물리쳐 중화를 더럽히고 물들게 하지 말라.”
뒤에 태어난 소년이 잠시 관직의 직무에 이르러 흔히 교활한 아전의 미끼인 바가 되어 스스로 반성하고 살피지 못하여 얻는 것은 털끝만한데 온 임기의 동안에 다시 감히 들고 움직이지 못한다. 대저 관원이 되어 이익을 좋아하면 얻는 것은 매우 적고 아전인 사람들이 도둑질하는 것은 헤아릴 수 없다. 이로써 무거운 견책을 당하니, 진실로 애석해할 만하다.
안씨가훈에 말하였다. “부인은 규중에서 음식 올리는 일을 주장하므로 오직 술과 밥과 옷과 복식의 예를 일삼을 뿐이니, 나라에서는 정치에 참여하게 해선 안 되고, 집안에서는 일을 주관하게 해선 안 된다. 만약 슬기롭고 밝으며 재능있고 지혜롭고 지식이 옛날과 지금을 통달함이 있더라도, 바로 마땅히 군자를 보조하고 도와서 그 충분하지 못한 것을 권면해야 하니, 반드시 암탉이 새벽에 울어 그것으로 화를 이룸이 없어야 한다.
항상 사랑하니, 제갈공명이 한나라 말기를 당하여 남양에서 몸소 밭 갈며 명예와 영달을 구하지 않았는데, 이후에 와서 비록 류선주의 초빙에 응하여, 산과 강을 나누어 분할하여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몸이 장수와 재상의 자리에 있어 손에 중요한 병권을 잡았으니, 또한 무엇을 구한들 얻지 못하며, 무엇을 하고자 한들 이루지 못하겠는가마는 마침내 후주와 더불어 말하였다. ‘성도에 뽕나무 팔백 그루와 척박한 밭 열 다섯 경이 있어 자식과 손자의 옷과 음식이 스스로 남고 넉넉함이 있으며, 신은 몸이 밖에 있어 따로 조절하고 헤아림이 없기에, 별도로 생업을 다스려 그것으로 한 자나 한 치도 늘리지 않았다. 만약 죽는 날에 창고에 남은 곡식이 있고 창고에 남은 재산이 있어 그것으로 폐하를 저버리게 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에 미쳐서 과연 그 말처럼 하였으니, 이와 같은 무리의 사람은 진실로 대장부라고 이를 만 하다.”
배우는 일은 모름지기 이는 엄숙히 공부하는 일정을 세워야 하고, 한 날이라도 멋대로 하고 게을러선 안 된다. 매 날마다 모름지기 한 가지 경전의 책과 한 가지 성인의 책을 읽되, 모름지기 많이 읽지 말고 다만 요컨대 정밀하고 익숙하게 해야 한다. 모름지기 조용한 방에 바르게 앉아 이삼백번을 읽고 취하여, 글자와 글자, 구절과 구절마다 모름지기 나누고 밝혀야 한다. 또 매 날마다 모름지기 이전에 3일 내지 5일동안 수업한 것을 이어서 5-70번을 통째로 읽어 모름지기 외움을 이루게 하고, 한 글자라도 오류를 그냥두어서는 안된다. 역사 책은 매 날마다 모름지기 한 권 혹은 반 권 이상을 읽고 취해야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으니, 모름지기 이에 사람을 따라 수업하여 읽되, 의심하고 어려운 곳을 곧 질정하고 물어서 옛 성인과 현인의 마음 씀을 찾아서 힘을 다하여 (그것을) 따라야 한다.
선배가 일찍이 말하였다. “뒤에 태어난 이 중에 재주와 바탕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은 두려워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오직 글을 읽음에 찾아 생각하고 미루어 궁구하는 사람이 두려워할 만한 이가 될 뿐이다.” 또 이르길, “글을 읽음에는 다만 찾아 생각함이 두렵다.” 대개 의와 이치는 정밀하고 깊으니, 오직 찾아 생각하고 뜻을 써야 그것으로 (그것을) 얻을 수 있음이 되니, 어리석고 거칠어서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리가 있지 않다.
양 땅의 혜왕이 말하였다. “진나라가 천하에서 그보다 강한 나라가 없는 것은 노인장이 아는 바입니다. 과인의 몸에 이르러, 동으로는 제나라에 패하여 맏아들이 거기에서 죽었고, 서로는 진나라에 칠백 리의 땅을 잃었고, 남으로는 초나라에 욕을 당하였으니, 과인이 이를 부끄러워하여 죽은 자들을 위하여 한번 그들에게 설욕하기를 바라니, 이를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정벌하자, 어떤 사람이 물어 말하였다. “제나라에 권하여 연나라를 정벌하게 하였다니 그런 일이 있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아니다. 심동이 ‘연나라를 정벌할 수 있습니까?’ 묻기에, 내가 그에게 대답하여 ‘할 수 있다’ 말하자, 그가 그래서 그 나라를 정벌하였다. 그가 만약 ‘어떤 사람이라야 그 나라를 정벌할 수 있습니까?’ 말하였다면 장차 그에게 대답하길, ‘천리가 되면 그것으로 그 나라를 정벌할 수 있다’ 말할 것이다. 지금 사람을 죽인 자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어 말하기를, ‘사람을 죽일 수 있는가?’ 하면 장차 그에게 대답하길, ‘그렇다’ 말할 것이니, 그가 만약 ‘누가 그를 죽일 수 있는가?’ 라고 말하면 장차 그에게 대답하되, ‘사사가 되면 그것으로 그를 죽일 수 있다’ 말할 것이다. 지금 연나라로서 연나라를 정벌하였으니, 어찌하여 그 일을 권했겠는가?”
이 때문에 군자는 일생의 근심이 있으나, 하루아침의 근심은 없으니, 〈군자의〉 걱정하는 바에 관한 것에는 이런 것이 있다. 〈군자는〉 ‘순(舜)은 사람이며 나도 사람인데, 순은 천하에 모범이 되어 후세에 전해질 만한데, 나는 오히려 시골 사람이 됨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다.’ 하니 이런 것이 〈군자가〉 근심할 만한 것이다. 근심을 어찌해야 하는가? 순과 같이할 뿐이다. 군자에게 〈하루아침의〉 걱정거리 같은 것은 없으니, 인(仁)이 아니면 하지 않으며, 예(禮)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만일 하루아침의 근심이 있더라도 군자는 근심하지 않는다.”
자하(子夏)의 문인이 자장(子張)에게 교우(交友)에 대하여 묻자, 자장이 말하였다. “자하가 어찌 말하였는가?” 〈문인이〉 대답하였다. “자하가 이르시길 ‘사귈 만한 자를 교제하고 그 그럴 만하지 않은 자를 거절하라.’고 하였습니다.” 자장이 말하였다. “내가 알 던 것과 다르구나. 군자는 어진 사람을 존경하고 대중을 포용하며, 잘하는 이를 가상하게 여기고 능숙하지 못한 이를 가엽게 여긴다. 내가 크게 현명하면 남에 대해 누구인들 용납하지 못할 것이며, 내가 현명하지 못하면 남이 장차 나를 거절할 것이니, 어찌 남을 거절하겠는가?”
62
子夏曰 大德이 不踰閑이면 小德은 出入이라도可也니라<論語, 子張第十九>
자하(子夏)가 말하였다. “큰 예절에 한계를 넘지 않으면 사소한 예절은 다소의 차이도 괜찮다.”
자장(子張)이 말하였다. “무엇을 ‘은혜로우면서도 낭비하지 않는다.’고 이릅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백성이 이롭게 여기는 것을 따라서 그들을 이롭게 해주니, 이것이 또한 은혜로우면서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는가? 부릴 만한 일을 가려서 그들을 부리니, 또 누가 원망하겠는가? 인(仁)하고자 해서 인을 얻었으니, 또 무엇을 탐하겠는가? 군자는 많거나 적거나 할 것 없고 작거나 크거나 할 것 없이 감히 교만하게 함이 없으니, 이것이 또한 태연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은 것이 아니겠는가? 군자는 그 의관을 바르게 하며, 그 시선을 귀하게 하여 엄숙하게 사람들이 바라보고서 그를 두려워하니, 이것이 또한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 아니겠는가?”
양 땅의 혜왕이 말하였다. “진나라가 천하에서 그보다 강한 나라가 없는 것은 노인장이 아는 바입니다. 과인의 몸에 이르러, 동으로는 제나라에 패하여 맏아들이 거기에서 죽었고, 서로는 진나라에 칠백 리의 땅을 잃었고, 남으로는 초나라에 욕을 당하였으니, 과인이 이를 부끄러워하여 죽은 자들을 위하여 한번 그들에게 설욕하기를 바라니, 이를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좌우의 신하가 모두 어질다 하여도 〈등용해서는〉 안되며, 여러 대부가 모두 어질다 해도 〈등용해서는〉 안되며, 나라 사람이 모두 어질다고 말한 뒤에 그 사람을 살펴서, 현명한 점을 보게 된 뒤에 그 사람을 등용하십시오. 좌우의 신하가 모두 안된다고 말해도 듣지 말고, 여러 대부가 모두 안된다고 말해도 듣지 말고, 나라 사람이 모두 안된다 말한 뒤에 그 사람을 살펴서, 안 되는 점을 보게 된 뒤에 그 사람을 버리십시오.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이 계책은 제가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만두지 말라.’ 하시면 거기엔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해자(垓子)를 (생략)파며 성벽을 (생략)쌓아서 백성과 함께 이곳을 지켜서 목숨을 바치면서 백성이 떠나지 않는다면 이 계책은 해볼 만합니다.”
심동(沈同)이 그 개인적으로 물었다. “연나라를 정벌해도 됩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됩니다. 〈연나라 왕인〉 자쾌(子噲)도 남에게 연(燕)나라를 줄 수 없으며, 〈재상인〉 자지(子之)도 자쾌에게 연나라를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벼슬하는 자가 있다면 그대가 그를 좋아하여 왕에게 고하지 않고 사사로이 그에게 그대의 녹봉과 작위를 주고, 저 선비가 또한 임금의 명령이 없는데도 사사로이 그대에게 녹봉과 작위를 받는다면 괜찮겠습니까? 어떤 것이 이것과 다르겠습니까?”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정벌하자, 혹자가 물었다. “ ‘〈선생이〉 제나라에 권하여 연나라를 정벌하게 하였다.’ 하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아니네. 심동이 ‘연나라를 정벌해도 됩니까?’ 묻기에, 내가 질문에 응하여 ‘된다.’고 말하니, 그(심동)가 그래서 연나라를 정벌하였다네. 저 심동이 만일 ‘누가 연나라를 정벌할 수 있습니까?’ 하였다면 장차 그 질문에 응하여 ‘천리(天吏)가 된 자라야 그 나라를 정벌할 수 있다.’고 말했을 것이네. 만일 살인자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에 대해 묻기를 ‘〈살인한〉 사람을 죽여도 됩니까?’ 하면 장차 〈나는〉 그 질문에 응하여 ‘〈죽여도〉 된다.’고 말할 것이니, 저 〈혹자가〉 만약 ‘누가 살인자를 죽일 수 있습니까?’라고 말하였다면 장차 〈나는〉 그 질문에 응하여 ‘사사가 된 자라야 살인자를 죽일 수 있다.’ 말했을 것이네. 지금에는 연나라로서 연나라를 정벌하였으니, 〈내가〉 어찌하여 그 일을 권했겠는가?”
72
由周而來로 七百有餘歲矣니 以其數則過矣요 以其時考之則可矣니라<孟子, 公孫丑下>
주(周)나라부터 이후로 칠백여 년이니, 그 햇수로서는 지났고 그 시기로서 지금을 살펴보면 가능한 〈시기〉라네.
73
事親을 若曾子者 可也니라<孟子, 離婁上>
어버이 섬기는 것을 증자처럼 하는 것이 옳다.”
74
君子平其政이면 行辟人도可也니 焉得人人而濟之리오<孟子, 離婁下>
군자가 그 정치를 공평하게 한다면 길 가면서 사람을 길 가로 물리쳐도[(辟除)] 괜찮다. 어찌 사람 사람 마다 물을 건네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군자는 일생의 근심이 있으나, 하루아침의 근심은 없으니, 〈군자의〉 걱정하는 바에 관한 것에는 이런 것이 있다. 〈군자는〉 ‘순(舜)은 사람이며 나도 사람인데, 순은 천하에 모범이 되어 후세에 전해질 만한데, 나는 오히려 시골 사람이 됨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다.’ 하니 이런 것이 〈군자가〉 근심할 만한 것이다. 근심을 어찌해야 하는가? 순과 같이할 뿐이다. 군자에게 〈하루아침의〉 걱정거리 같은 것은 없으니, 인(仁)이 아니면 하지 않으며, 예(禮)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만일 하루아침의 근심이 있더라도 군자는 근심하지 않는다.”
76
今有同室之人이 鬪者어든 救之호되 雖被髮纓冠而救之라도可也니라<孟子, 離婁下>
지금 방을 함께 쓰는 사람 중에 싸우는 자가 있으면 그들을 말리되, 비록 머리를 풀어헤치고 갓에 끈만을 매고서 그들을 말리더라도 괜찮다.
77
孟子曰 有伊尹之志則可커니와 無伊尹之志則簒也니라<孟子, 盡心上>
맹자가 말하였다. “이윤과 〈같〉은 뜻이 있으면 괜찮지만, 이윤과 〈같〉은 뜻이 없으면 찬탈(簒奪)이라네.”